인생에서 지푸라기라는 단어에 마음이 뛸 일이 있을거라 생각이나 했을까?
유년 시절을 시골에서 보냈기 때문에 길을 걷다 보게 되는 짚단 등은 그저 흘러가는 하나의 풍경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게 인생에서 전혀 자리잡을거라 생각하지 못했던 '지푸라기'는 드라마 빈센조를 통해서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드라마 빈센조에서 홍차영(전여빈)의 아버지 홍유찬(유재명)의 변호사 사무실 이름이 바로 지푸라기.
약자를 위해 일해는 홍유찬 변호사는 일련의 사건으로 살해 당하고, 지푸라기는 홍차영 변호사가 이어가게 된다.
그렇게 드라마 중간중간 나오는 지푸라기란 단어.
그리고 빈센조 드라마 마지막회, 빈센조(송중기)는 몰타 인근의 한 섬을 사서 '지푸라기'란 이름을 붙인다.
'물에 빠지면 지푸라기라도 잡는다' 라는 속담도 있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이라는 제목의 영화도 있다.
그리고 손원평 작가 소설 튜브에서는 '지푸라기 프로젝트'가 나온다.
- 저자
- 손원평
- 출판
- 창비
- 출판일
- 2022.07.22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를 재미있게 읽은 덕분에 튜브는 온전히 작가 이름만 보고 구매했다.
어떤 내용인지 사전 지식 전혀 없이 그냥 그렇게 손에 쥐어진 책은 주인공이 삶의 끈을 놓아버리고자 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제목과 표지를 봤을 때 전혀 생각치 못한 전개였다.
튜브 줄거리
튜브는 인생의 끝에 선 어느 한 남자의 재기 프로젝트를 담은 책이다.
삶을 등지는 것마저 제대로 하지 못한 이 남자.
이런 저런 가게를 열었다 접었다를 반복하는 이 사람은 주변에 남은 이 하나 없고 삶의 짐만 가득한 채다.
문득 머리에 무언가가 번쩍 떠오른 것처럼 자세 바로 잡는 습관을 통해 인생이 조금씩 변한다.
많은 스토리가 힘들고, 힘들고, 힘들고 마침내 행복~~ 이런 구조를 띄는데
이 책은 아주 힘들고, 살아보려 노력하고, 무언가 결과물이 나오는 것 같아서 결말이 어떻게 될지 궁금했다.
자세가 변하고 인생이 변해가는 과정을 보면서 응원을 하기도, 한편 불안한 마음도 공존했다.
나 역시 이것을 하기도, 저것을 하기도...
마음이 갈대처럼 잘 변하는 사람이라서 어떤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인생이 변화되어 가는 모습을 보는게 내심 좋았던 것이다. 그런데 또 삐끗하는 순간 모든 것이 어그러질 것 같아서. 그리고 인생이란 건 언제나 뒤통수를 치기 때문에 분명 이렇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에 자꾸 불안함을 느꼈던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주인공의 생엔 더 큰 먹구름이 드리운다.
좌절을 경험하고 극복해 본 사람은 더 큰 좌절도 잘 극복할 수 있을까?
아님, 난 뭘 해도 안되는구나 하고 더 크게 좌절하게 될까?
내가 그 상황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튜브는 이러한 질문에 답을 하는 책이다.
SNS에서는 온갖 성공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특별히 빛나는 성공의 맛을 보지 못한 사람들은 마치 패배자라는 딱지를 붙이듯 노력을 종용한다.
이런 세상에서 튜브의 문구들은 많은 위안이 되었다.
손원평 작가의 책 튜브는
내 삶이 한낱 보잘것 없고 하찮다는 느낌이 들 때,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읽길 추천한다.
그렇다고 이 책에 어떠한 해답이 있는 건 아니다.
그 어떤 책도 답을 찾아 줄 수는 없다.
모든 이의 인생이 전부 다르고, 인생엔 답이 없으니까.
그렇지만 그 답을 찾아갈 동력 정도는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지쳐도 되고 넘어져도 되고 그 자리에서 잠시 누워 있어도 된다.
다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다면 훌훌 털고 일어나 일단 돌아가고 보는 생의 사이클에 다시 안장을 얹어보자.
방향도 목적도 없이 흐르는 삶이라도 남들이 내 삶의 운전대를 잡게 할 수는 없잖은가.
삶에 노력하지 않은 순간은 별로 없었다.
가슴 뛰는 꿈을 향해 쉬지 않고 궁리하며 내일을 위해 오늘을 바쳤다.
안주하지 않고 발버둥 치는 삶을 어찌 감히 비난한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