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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 김영하 장편소설 작별인사, 문장모음

by 루나디아 2022. 11. 10.
 
작별인사(밤하늘 에디션)
『작별인사』 20만 부 돌파 기념 밤하늘 스페셜 에디션 출간! “김영하가 쓴 가장 아름다운 소설-한겨레신문” 김영하가 『살인자의 기억법』 이후 9 년 만에 내놓는 장편소설 『작별인사』는 그리 멀지 않은 미래를 배경으로, 별안간 삶이 송두리째 뒤흔들린 한 소년의 여정을 좇는다. 유명한 IT 기업의 연구원인 아버지와 쾌적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던 철이는 어느날 갑자기 수용소로 끌려가 난생처음 날것의 감정으로 가득한 혼돈의 세계에 맞닥뜨리게 되면서 정신적, 신체적 위기에 직면한다. 동시에 자신처럼 사회에서 배제된 자들을 만나 처음으로 생생한 소속감을 느끼고 따뜻한 우정도 싹틔운다. 철이는 그들과 함께 수용소를 탈출하여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길을 떠나지만 그 여정에는 피할 수 없는 질문이 기다리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지 2년이 지나서야 작가는 『작별인사』의 개작을 마쳤다. 420매 분량이던 원고는 약 800매로 늘었고, 주제도 완전히 달라졌다.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들을 가르는 경계는 어디인가’를 묻던 소설은 ‘삶이란 과연 계속될 가치가 있는 것인가?’, ‘세상에 만연한 고통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 것인가’, ‘어쩔 수 없이 태어났다면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어야 할 것인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로 바뀌었다. 팬데믹이 개작에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고, 원래 『작별인사』의 구상에 담긴 어떤 맹아가 오랜 개작을 거치며 발아했는지도 모른다. 그것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마치 제목이 어떤 마력이 있어서 나로 하여금 자기에게 어울리는 이야기로 다시 쓰도록 한 것 같은 느낌이다. 탈고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원고를 다시 읽어보았다. 이제야 비로소 애초에 내가 쓰려고 했던 어떤 것이 제대로, 남김 없이 다 흘러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_’작가의 말’에서 전면적인 수정을 통해 2022년의 『작별인사』는 2020년의 『작별인사』를 마치 시놉시스나 초고처럼 보이게 할 정도로 확연하게 달라졌다. 그리고 김영하의 이전 문학 세계와의 연결점들이 분명해졌다.
저자
김영하
출판
복복서가
출판일
2022.05.02

 

삶과 죽음은 뭘까? 나라는 존재는 무엇이 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이 있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

작별인사
저자: 김영하
출판: 복복서가
발매일:2022.5.2

김영하 작가는 타고는 이야기꾼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님의 이야기는 한번 듣기 시작하면 쉽사리 손에서 놓기 어렵다. 
특히 좋아하는 건 「살인자의 기억법」과 「오빠가 돌아왔다」 
오랜만에 선보이는 소설이기에 이번에도 인간실격의 단상을 예상했는지 모르겠다. 
섣부르게도 말이다. 

-자작나무숲에 누워 나의 두 눈은 검은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한 번의 짧은 삶, 두 개의 육신이 있었다. 지금 그 두번째 육신이 죽음을 앞두고 있다. 
대체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 것인지 짐작조차 하지 못한 채로 마지막장을 덮었다. 

주인공 철이는 아빠와 민이, 선이와 작별을 한다. 
마지막 순간에 작별인사란 제목을 지었고, 붙여보니 그 어떤 가제보다 잘 어울렸다는 작가님의 말처럼 
삶과 필멸 사이에서 만나는 모든 이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하고
무엇보다 나의 존재를 무엇으로 정의하고 나와 작별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불시에 찾아온 민이와의 작별, 
마치 조물주와 같은 아버지와의 작별
필멸의 존재의 숨이 꺼져감을 지켜보는 선이와의 작별
그러나 이 책의 화룡점정은 철이가 자신과 작별하는 그 순간이다. 

문장 하나하나가 참 좋아서 김영하 작가는 세상을 온 몸으로 느끼는 사람이구나 싶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밤하늘의 색깔과 높이까지 말할 수 있을 것처럼 삶을 관찰하는 것 같다. 

작별인사 줄거리를 잠깐 말했더니 친구는 바로 어렵겠네.. 라고 답했지만 
그래서였을까? 휴먼매터스, 드론, AI, 클론  등의 이과적인 용어도 삶으로 풀어내 심오하지만 어렵지는 않다는 말을 할 수 있었다. 

사실 작별은 인사를 나누고 헤어짐. 또는 그 인사를 말하는 것이기에 작별인사보다는 작별하다.가 맞을지 모르겠다. 
허나 멸하는 존재와 마지막 인사를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의 예의인지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인사'를 다시 한번 강조해도 나쁠 것이 없겠다. 

책 덕분에 존재를 그 자체로 인식하고 헤어짐을 받아들이는 법을 생각했다. 
그러니 김영하 작가님이 9년에 한번 말고 자주 이야기 들려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