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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아몬드 후기 : 뇌는 변하는 걸까?

by 루나디아 2022. 3. 8.
 
아몬드
영화와도 같은 강렬한 사건과 매혹적인 문체로 시선을 사로잡는 한국형 영 어덜트 소설 『아몬드』. 타인의 감정에 무감각해진 공감 불능인 이 시대에 큰 울림을 주는 이 작품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한 소년의 특별한 성장을 그리고 있다. 감정을 느끼는 데 어려움을 겪는 열여섯 살 소년 선윤재와 어두운 상처를 간직한 곤이, 그와 반대로 맑은 감성을 지닌 도라와 윤재를 돕고 싶어 하는 심 박사 사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우리로 하여금 타인의 감정을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럼에도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기회를 전한다.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는 열여섯 살 소년 선윤재. ‘아몬드’라 불리는 편도체가 작아 분노도 공포도 잘 느끼지 못하는 그는 타고난 침착성, 엄마와 할머니의 지극한 사랑 덕에 별 탈 없이 지냈지만 크리스마스이브이던 열여섯 번째 생일날 벌어진 비극적인 사고로 가족을 잃는다. 그렇게 세상에 홀로 남겨진 윤재 앞에 ‘곤이’가 나타난다. 놀이동산에서 엄마의 손을 잠깐 놓은 사이 사라진 후 13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 곤이는 분노로 가득 찬 아이다. 곤이는 윤재를 괴롭히고 윤재에게 화를 쏟아 내지만, 감정의 동요가 없는 윤재 앞에서 오히려 쩔쩔매고 만다. 그 후 두 소년은 남들이 이해할 수 없는 특별한 우정을 쌓아가고, 윤재는 조금씩 내면의 변화를 겪는데…….
저자
손원평
출판
창비
출판일
2017.03.31

 

손원평 작가는 엄마가 된 후 "과연 내가 이 아이를 사랑할 수 있을까?"라고 의심할만한 두 아이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 아이들에게 생명을 준 공간이 바로 책 아몬드다.

한 달에 2번 정도 서점엘 가는 편이고, 그래서 새로운 소설 중에서도 출판사나 서점에서 미는 책,  베스트셀러의 제목과 시놉시스는 알고 있는 편이다. 아몬드의 표지는 오래전에 보았다. 

표지를 볼 때마다 여자인지, 남자인지, 성인인지, 청소년인지 알 수 없는 표지의 주인공에 눈은 갔지만, 감정이 없는 듯한 표정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만날 인연은 만난다고 했던가. 결국 책을 샀다.

 

소설 아몬드
소설 아몬드

 

책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주인공이 잔인한 장면과 현실을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설 아몬드 간략 줄거리

삶은 언제나 그렇듯,  태어날 때부터 평범하지 않은 인생에 또다시 뒤통수를 친다. 

감정의 부재와 가족의 부재. 어떤 게 더 슬플지 가늠도 되지 않는다. 

거기에 가족에게 버려지고, 사회에서도 버려지며 자신의 감정을 버린 또 다른 주인공이 나온다. 

누가 더 슬픈상황인지 내기라도 하는 것처럼, 하지만 결코 친해질 수 없을 것 같은 두 아이의 거리는 점차 좁아진다. 

감정이 없는데 거리가 좁아진 건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그것은 좋다, 싫다의 감정이 아니라 궁금증의 정도에서 실마리가 보였다. 사람의 뇌는 변하고, 감정을 느끼는 뇌의 크기도 커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주며 책은 끝난다. 

 

사람은 좋은일보다 나쁜 일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오래 기억하는 것 같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주인공조차 이런 감정을 느낀다. 가까우면 공포가 실감 나서 누구도 돕지 않고, 멀면 공포가 내 것이 아니라서 도움을 주지 않는다면, 도움의 손길은 누가 언제 내밀 수 있느냐는 아이의 말처럼 공포 본질은 느끼지 못하더라도 그 상황이 주는 아이러니함은 뇌 속 아몬드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지 모르니까.


노트북에는 책 아몬드 후기가 채워지고 있고, 핸드폰으로는 유튜브 우크라이나 실시간 뉴스가 나온다. 

현재 일어나는 비극이지만, 너무 멀어서 내 것이 아닌 것 같은 상황. 오히려 손에 잡히는 책 속의 이야기가 더 가까이 손에 잡혀 실제 같은 상황이다. 

책에서는 태어날 때부터 아몬드가 작게 태어난 윤재였지만 노력하지 않은 시대에는 많은 사람들의 뇌 속 감정을 느끼는 부분이 작아지는 퇴화 과정이 빈번하게 일어날지 모르겠다는 무서운 상상을 해 본다.

혐오가 아닌 정당한 분노, 조건을 바라지 않는 친절. 누군가를 진심으로 위로하는 마음. 

이러한 가치로운 것들이 내 뇌에서 열심히 작용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읽고, 쓰고, 행동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