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삼국지 인물 열전으로 제갈량의 행동을 현대 심리학으로 분석했다. 대단하게만 보였던 제갈량의 행동은 어떤 심리를 바탕으로 했는지 현대의 눈으로 분석한 책이다. 회사에서 써먹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것은 제갈량은 전쟁에서 써먹은 방식이긴 하지만 제갈량의 전쟁터가 지금 우리들에겐 회사 생활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제갈량이 유비를 만나는 과정부터 조조와의 싸움까지 순서대로 나열되어 있기 때문에 삼국지를 읽은 사람이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삼국지를 읽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제갈량이라는 한 인물의 스토리를 따라가기 때문에 내용을 이해하는데 어렵지 않다. 참고로 나 역시 어린이 삼국지만 아주 예전에 읽었을 뿐, 삼국지 스토리가 떠오르지 않았지만 읽는데 무리가 없었다.
책 소개
이 책은 삼국지 인물 열전으로 제갈량의 행동을 현대 심리학으로 분석했다. 2023년 2월 10일 1판 1쇄가 발행되었다. 분량은 334 페이지고 폰트는 작지 않기에 출퇴근에 읽기 괜찮을 것 같긴 한데 표지 디자인 때문인지 인물이 주는 느낌 때문인지 책은 조금 크게 느껴진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 중에서 제갈량을 선택한 것은 온갖 심리법칙이 다 적용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매 챕터마다 새로운 심리 법칙이 나오는데 제갈량이라는 인물은 어떻게 이 모든 것을 섭렵한 사람이었을지 읽으면서도 감탄을 하게 된다.
제갈량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행동의 저변에 깔린 심리법칙을 설명한다. 심리학 서적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은 이유다. 심리학에 관심이 없더라도 생각지 못한 방법으로 위기에서 벗어나 사건의 우위를 선점하는 제갈량의 기지를 읽으며 재미를 느낄 법하다. 아니, 오히려 누군가의 삶이라는 스토리텔링이 심리학을 더 쉽게 느끼게 해 준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각 에피소드는 7~8페이지 정도 된다.
목차
1부 제갈량, 세상이 원하다
- 이유가 분명하다면 이기심을 뽐내라
- 심드렁한 판매자 전략으로 몸값을 올리자
- 후광효과는 주변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 높은 기대심리는 짙게 깔린 안개와 같다
- 우연이 필연의 출발점이다
- 함정에 빠진 사람은 더 깊은 함정을 원한다
-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는 옷차림에서 드러난다
- 훗날을 기약하려거든 고집부리지 마라
2부 제갈량, 때를 알고 나서다
- 상대가 눈치챌 수 없는 수원을 발휘하라
- 열매를 따기 위해서는 나무에 올라야 한다
- 성공은 시와 때를 맞추는 자가 거머쥔다
- 자신이 내뱉은 말은 자기 행동의 족쇄이다
- 은혜는 인생을 멀리 내다보는 자가 베푼다
3부 제갈량, 진가를 선보이다
- 하늘이 편들어줄 때를 놓치지 마라
- 경험은 용기와 지혜의 영양제이다
- 원숭이를 나무에서 떨어뜨리려면 가지를 흔들어라
- 도덕을 방패삼은 사람에게 공격은 통하지 않는다
- 자신의 방식으로 자신이 가진 패를 내놓다
- 약한 부위는 가릴수록 돋보인다
- 상대를 휘두르고 싶다면 그의 자존심을 운전대 삼아라
- 눈을 가리는 시기와 질투는 투명해질 수 없다
- 상대가 쓴 방법을 당신의 필살기로 활용하라
- 자신 있다면 문을 활짝 열고 도둑을 맞이하라
- 얍삽한 꾀가 목줄을 쥔 사람을 쓰러뜨린다
- 맨손으로 이리 잡는 재주를 썩히지 마라
- 지혜는 관중이 많은 광장에서 겨뤄라
- 신비감을 주고 싶다면 철저하게 준비하라
- 적 앞에서 온전히 자신을 드러내지 마라
4부 제갈량, 승부수를 던지다
- 공격이냐 방어냐의 선택이 성패를 가른다
- 발을 빼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 도구가 있다면 그 활용도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 정치가는 맹수보다 무섭다
- 감정을 이길 맞수는 감정 밖에 없다
- 좌절에 분노하는 사람은 공격할 대상을 찾는다
- 집착은 자신을 나락으로 내몬다
- 쇠사슬에 묶인 코끼리는 걷는 법을 잊는다
- 눈물은 상대방의 시야를 가리는 묘수를 부린다
작가 소개
책의 저자 천위안은 심리학자로 닝보대학 특임교수이자 작가다. 역사 속 인물이나 사건을 현대 사회심리학으로 분석하는 '심리설사'의 창시자로 통한다고 한다. 《자공의 설득학》, 《어떻게 리더가 되는가―김용(金庸) 무협 관리학》, 《스티브 잡스 광기의 승부사》 등 30여 권의 책을 썼다.
책 후기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된다. 의견이 딱 맞을 때도 있고 때로는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고 동료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 그리고 씁쓸하게도 사내 정치 등의 힘겨루기가 펼쳐지기도 한다. 이런 일이 전혀 없는 의사소통이 잘 되는 조직이라고 하더라도 좀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 토론은 필수다.
출중한 능력, 적재적소에 들어맞는 타이밍, 누구든지 설득할 수 있는 언변이 있다면 좋겠지만 이 모든 것을 갖추기란 쉽지 않다. 그리고 좋은 의도로 한 말이 때로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속상할 때도 있다.
이 책은 이런 모든 상황을 포괄한다. 제갈량에게 유비는 회사의 보스요, 주유와 노숙은 일종의 합병을 협상 중인 회사의 임원들이다. 그리고 아예 자신의 회사를 집어삼키려고 넘보는 거대기업 조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갈량은 자신의 회사를 지키고 자기의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한다. 그 최선 속에 온갖 심리법칙이 숨어있다.
택을 붙여 놓은 부분들을 잠깐 살펴보자.
'도덕은 가장 설득력이 강한 무기다' '사람은 종종 상대에게 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존심에 진다' '용기를 내 싸우도록 충분한 마음의 칼륨을 보충' '발밑에 시선을 둔 자는 타인에게 너그럽지 못하다' '인생을 멀리 보면 매사에 관대해질 수 있다' 등 구구절절 맞는 이야기,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야기들이 많다. 말이 쉽지 행동이 쉬운가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제갈량의 스토리를 읽다 보면 이걸 전부 다 하지 못해도 몇 개는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제갈량은 때로는 나의 존재감을 내세우기도 하고, 어떨 때는 능력을 숨기기도 한다. 없는 것도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 없다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 중에도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2가지가 있었다.
1. 나서는 순간에는, 모든 경우의 수를 대비해 철저히 준비하는 것
2. 애매하거나 모를 때는 말을 아끼는 것
목숨을 내놓은 험난한 사회생활 중인 제갈량의 삶에서 꼭 닮고 싶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최근 새로운 일을 고민하면서 자꾸만 길을 잃는 것 같아서 북두칠성을 마음에 새겨야 하나 생각했다. 성공의 길을 찾기 전에 성공의 도구부터 갈고닦아야 한다는 아주 원론적인 이야기가 새삼 마음에 박혔다.
2,000년의 역사를 지닌 책이 아직도 새롭게 읽히는 것은 역시 이유가 있다. 사는 모습은 많이 달라졌지만 이천 년 전에도 이 세상을 살았던 건 역시 사람이기 때문인가 보다.
회사 생활에서 길을 잃었다면, 제갈량에게 한번 물어보자. 문자 그대로 목숨 걸고 행한 전략이 이 책에 담겨있다.
- 저자
- 천위안
- 출판
- 리드리드출판
- 출판일
- 2023.02.10